5.8.14

남자친구


나의 남자친구는 참 좋은 사람이다. 조금 바보 같지만, 나는 가끔 하나님의 존재가 의심될 때 내 남자친구를 떠올린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나는 내 남자친구를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는 키 186cm 에 건장한 어깨와 내가 사랑하는 넓직한 등과 뽀얀 피부를 가지고 있다. 피부가 너무 하얘서 꼭 두부같다. 두부. 무뚝뚝하고 상남자인 그는 나의 예상과 달리 나에게 사랑 표현을 자주, 그리고 아주 예쁘게 해주었다. 그 덕분에 나는 꽃이 필 수 있었고 활짝 핀 꽃이 되어 그 사람을 더욱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내 자신에 대해 소홀히 생각하고 자신 없어하던 부분들까지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해주었다. 그 사람은 내 남자친구이자 애인, 벗 그리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주었다.

나 덕분에 그 사람의 마음에는 사랑이 담겼다. 낮고 굵은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넘쳐났고 심지어 애교까지 곁들여 나를 놀래켰다. 별거 아닌 것으로 기분이 상한 나를 위해 분홍 빛 장미 꽃 한송이를 전해주려 회사에서 내가 과외하는 아파트 단지까지 와주었다. 생전 편지를 써보지 않은 그는 나에게 정성어린 편지를 써주었고 예비군 훈련 때 날 생각하며 딴 네잎클로바도 말려 편지와 함께 전해주었다. 그는 내 냄새를 킁킁 맡아주었고 나의 향수냄새가 좋다고 해주었다. 무척 감정적이고 들뜬 나를 이해해주려 노력한다. 나에게 미안하다고 해주고, 고맙다고 해주고 사랑한다고 해준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이나라, 저나라 이리저리 옮겨다녀 10년이상 인연을 간직한 친구가 없다. 반면에 그는 한곳에 오래 머물러 초등학교 때 부터 함께한 친구들이 있다. 그것이 참 부럽다고 말했더니 그가 이렇게 말해주었다. "내가 앞으로는 너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줄게."

참으로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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