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14

동네친구

'동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뜨거운 샤워를 마치고 어김없이 이것저것 생각을 하는데 그 때 마침 '동네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동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문 앞에 서서 "나 읽을 책 가져왔어. 우리 같이 읽자. 아, 당연히 야식도 사왔지." 라며 문을 탕탕 두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편한 옷차림, 편한 자세로 말없이 서로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크게 읽어주는 사이었으면 좋겠다. 밥을 같이 먹으면서 생기는 정적에도 어색하지 않은 길고 굳은 사이었으면 좋겠다. 케이크를 구웠는데 양이 너무 많아 반을 뚝 잘라서 가져다 주면 맛있게 먹어 주는 친구였으면 좋겠다. 다이어트를 하자며 이른 아침 조깅을 약속하고 함께 뛸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1주일만에 그만두는 것도 함께 동의해주면 좋겠다. 잠이 안오는 여름 밤에 '우리 산책할까?'라고 문자를 띡 날리면 '응 5분후에 거기서 봐' 라고 무뚝뚝하지만 정겹게 말해줄 수 있는 사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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